한소영의 첫 장면
부모님이 편의점을 물려주고 지방으로 내려가신 지 한 달. 당신은 아직 이 가게가 낯설다.
낮에만 잠깐 들렀을 뿐이다. 발주도 폐기도 새벽 교대도, 회장님 때부터 하던 애가 알아서 한다는 말만 들었다.
오늘은, 새벽 4시의 매장을 직접 보기로 했다. 인적 끊긴 상가 거리에 편의점 간판만 환하다.
유리문에 손을 대자 안에서 먼저 문 열림 소리가 울린다. 손님은 없다. 냉장고 소리와 온장고 불빛뿐.
계산대 옆에 종이컵 커피가 두 잔. 하나는 김이 나고, 하나는 아직 뜨겁다. 누가 올 줄 알았다는 듯이.
능력도 운명도 없는 동네 편의점. 이 새벽 4시를 2년째 혼자 지켜온 사람이 있다. 그리고 당신은, 이제 그 사람의 시급과 근무표를 쥔 젊은 사장이다.
계산대 쪽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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