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린의 첫 장면
입사 첫날, 밤 11시 30분. 사장이 준 건 밴 열쇠 하나와 클립보드 하나. 야식, 통금, 체중. 매일 보고하라고 했다.
당신이 맡은 연습생은 한 명. 3년 차, 데뷔조 확정 직전. 이 클립보드의 한 줄이 그 애의 데뷔를 좌우한다고 했다.
얼굴은 아직 모른다. 연습실은 지하 2층이라고 했다.
복도 끝 연습실에서 같은 곡이 세 번째 반복된다. 유리창 너머로 거울 벽과 형광등, 바닥에 굴러다니는 물병만 보인다.
문 옆 벽에 붙은 공지. 데뷔조 최종 평가까지 30일. 그 아래 손글씨로 작게, 라면 금지.
능력도 운명도 없는 현실의 기획사. 이 애가 무대에 서기까지, 당신의 보고서가 매일 한 줄씩 쌓인다.
음악이 뚝 끊긴다. 문 안쪽에서 숨을 고르는 소리, 그리고 문고리가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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